2024년 후반이 되면서 다육식물 시장에 갑자기 등장한 ‘드로산테뭄’. 그 배경에는 중국과 한국에서의 대량 생산 확대와, 이 식물을 대형 유통사가 수입해 소개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신품종이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두가 아직 손으로 더듬어가며 키우고 있는 상황이죠. 이번에는 그런 드로산테뭄을 컷팅묘로 구입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과, 그 노하우를 응용한 드로산테뭄 번식 방법에 초점을 맞춘 재배 가이드입니다.
좀 더 포괄적으로 정리한 ‘드로산테뭄 키우는 법’은 아래 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메루카리나 다육식물 샵 등에서 이런 사진 본 적 있으신가요? 마치 형형색색의 반짝이는 구슬이나 젤리빈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식물답지 않은 식물이 정말 존재해? 합성 아니야?!”라며 다육계에서 화제가 되었던 것이 2023년 무렵이었죠. 그 소문을 빠르게 캐치한(혹은 소문을 만든 장본인인) 해외 생산자분들이 늘린 묘목이 일본에 들어온 건 2024년 초중반이었습니다. 저희 집에 있는 것도, 여러분이 보신 것도 그런 수입주들입니다.
드로산테뭄은 남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메센 계통 식물입니다. 이름은 그리스어로 ‘이슬꽃’이라는 뜻이라고 해요. 우리가 익숙한 식물로는 마츠바기쿠(Lampranthus spectabilis)와 가까운 친척이며, 그 외형에서 상상할 수 있듯 겨울부터 봄에 걸쳐 반짝이는 색색의 얇은 꽃잎으로 이루어진 데이지와 비슷한 꽃을 피웁니다.
젤리빈처럼 생긴 잎의 크기나 형태는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검색해서 자주 보게 되는 작고 동글동글한 잎은 스트레스를 받은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런 품종들도 건강하게 되면 약 20% 정도 더 커지고, 모양도 타원형으로 변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 변하는지는 아직 세계적으로 재배 경험이 적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드로산테뭄을 처음 구입한 건 2024년 초. 그 땐 ‘에불네움’이라는 품종밖에 없었어요. 이 아이는 특별한 문제도 없이 잘 뿌리내려 봄엔 예쁜 꽃도 피워주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살짝 마음을 놓았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쉽다고.
그리고 2024년 가을, 드디어 기대하던 ‘알알이 비즈트리’ 품종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주문해서 봄처럼 삽수로 관리해 보았는데…….
결국 전멸……(식은땀)
전혀 물을 흡수하지 못하고 그대로 쪼글쪼글 마르며 시들었습니다. 원인이 뭘까요?
무엇이 문제였을까?를 밝히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봤습니다. 그때 생각한 플랜은 아래와 같습니다.
결과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무조건 잘라라!”입니다. 크기와 상관없이 딱딱하게 굳은 줄기에서는 물을 흡수하지 못하지만, 신선하게 자른 단면에서는 물을 흡수해 잎도 건강해집니다.
생각해보면 잘라 시든 꽃도 물에 꽂아두면 다시 힘을 내곤 하죠. 다육을 키우며 그런 방법을 해본 적이 없어서 완전히 머릿속에서 잊고 있었는데(다육식물은 대개 자르면 물 주는 걸 피하는 게 철칙이라), 드로산테뭄에겐 이게 정말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는 일반적으로 컷팅묘 관리법에서 ‘잘라서 바로 심으면 녹아내릴 위험이 높으니 피해야 한다’는 내용과는 정반대입니다. 즉, 녹아내릴 위험이 높은 계절이나, 살균이 불충분한 재생 토양 등에서는 피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하셔야겠습니다.
이 ‘삽목’ 방법은 작은 삽수일수록 회복이 더 빠른 것 같습니다. 단순히 용적 차이인지, 작으니 끝까지 물이 잘 도달하는 건지, 아니면 줄기의 끝부분이 더 신선해 물 흡수가 쉬운 건지까지는 아직 모릅니다.
즉, 드로산테뭄은 끝부분 줄기를 살짝 잘라 흙에 꽂아두는 것이 가장 안전한 번식법으로 보입니다. 잘라낸 삽수는 깊게 심을 필요 없이, 잘린 면이 흙에만 잘 묻혀 있으면 OK(깊게 꽂아도 그다지 차이는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은 ‘잘라낸 묘목을 더 빨리, 더 확실하게 흡수 상태로 만드는 법’일 뿐, ‘발근법’은 아닙니다(이 방법이 뿌리내림을 촉진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설령 발근이 늦어지더라도, 잎이 건실하게 물을 머금고 있으면 체력이 유지돼 오랜 기간 뿌리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마음 놓고 기다릴 수 있다는 거죠.
저희도 좀 더 살펴보고 뿌리가 나오면 다시 글을 업데이트하겠습니다.
이상으로 ‘드로산테뭄은 무조건 잘라라’ 특집이었습니다.
이 글은 아직 실험 중간발표 수준이라, 앞으로도 추가 관찰하며 정보를 계속 갱신할 생각입니다.
신품종이라 불안감을 가지신 분께, 조금이나마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용기를 드릴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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